오래된 것들 중엔 이제 사라지고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극히 일부만이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분류되어 박물관에 진열되거나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보호를 받으며 보존이 되기도 합니다. 마치 미이라처럼 오래된 삶의 흔적들을 곱게 간직하고 있는 북촌은 박물관에 진열된 죽은 문화유산이 아닌 오늘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보물입니다.
대량생산과 서양식 문화에 젖어 외면당하고 불편하고 하찮게 여겨져 왔던 우리의 전통 문화, 전통공예품들은 한 가닥 명주실처럼 가늘지만 질기게 그 맥을 이어왔습니다. 이 어려운 전통기술 생명연장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해온 장인들이 마치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들처럼 하나 둘 북촌에 터를 잡아, 이제 북촌은 우리 나라 전통공예를 재탄생 시키는 중심지역이 되었습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과 옛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가려는 장인들의 만남은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공간과 사람의 어우러짐은 서로를 생(生)하여 그 본연의 모습과 가치를 건강하게 들어냅니다. 또한 각기 다른 분야의 장인들간 다양하고 흥미로운 협업이 펼쳐져 우리 전통공예의 새로운 길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해 가고 있습니다. 희미해져 가는 전통 공예의 맥을 잇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쓰임새 있는 물건으로 가다듬어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의 전통문화가 세계인의 삶 속에 살아 숨쉬게 하는 일들을 북촌전통공방 협의회가 책임있게 실행해 가겠습니다.